광주시민저널  비전위원 임창휘
 
5월 25일, 광주시 퇴촌면 정지2리 토마루센터에서는 2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농촌체험휴양마을 지정 및 사업방향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금번 회의는 3차 회의로 1차 회의에서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서를 작성하였으며, 2차 회의에서 사업의 방향과 목적을 설정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 3차 회의는 두 번의 회의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과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29명(24가구)가 참여하고, 마을협의회(안인상 대표, 안병훈 감사, 안영준/함언식 운영팀장, 안병우 관리팀장, 현선희 생활개선팀장, 이호동/조명원 행사진행팀장)가 구성되었다.

 정지2리는 84가구(212명) 중 74가구(88.1%)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주요 농작물은 토마토가 재배면적의 52.5%(13.71ha), 시설화훼 24.9%(6.53ha), 시설채소 22.9%(6.0ha)가 재배되고 있다. 퇴촌토마토축제와 함께 토마토의 생산과 유통(직접 판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농가소득은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국내 농업환경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성장을 준비가 필요하다.

 정지리가 속해있는 광주 북부(퇴촌면/남종면/남한산성면)는 상수원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규제로 인해 개발과 성장에 대한 상대적인 박탈감이 큰 지역이다. 또한 농업인구와 농업면적, 농업생산량의 감소로 인해 농업경쟁력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2009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토마루권역, 사업비 55억원]에 선정되어 농산물 공동판매장, 토마루센터 등 시설이 준공되었지만 이어지는 사업의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마을의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

 지역의 중첩규제와 농업 쇠퇴, 지속가능한 연계사업의 제한을 해결하기 위해 정지2리의 마을자원(농작물, 마을공간 등)과 결합된 농업체험/관광/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경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하여 농촌체험마을(퇴촌 이모네 마을)이 추진된다.

 농촌체험휴양마을은 무엇인가?

 농촌체험휴양마을은 도시민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농촌을 체험과 휴양의 공간으로 조성하여, 농가소득의 향상과 함께 튼튼한 농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도농교류촉진법’에 근거하여 추진되는 정부사업(농림축산식품부)이다.

 농촌체험과 농촌관광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시기는 2000년대 이후로 ‘농어촌정비법(1995)’, ‘농업·농촌 종합대책(2004)’,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2004)’, ‘국가균형발전특별법(2004)’ 등 법과 제도가 구축되고,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현재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이 본격화 되었다. 정부의 각 부처별로 다양한 농촌체험사업이 전국적으로 약 1,900개(2012년 기준)가 운영 중이며, ‘농촌체험휴양마을’사업은 2007년부터 시작하여 2017년 기준 전국 995개 마을이 지정되었고, 광주시에는 도척면 ‘산두른마을(2010년 지정)’이 있다.

 본 사업에 지정이 되면 ‘공중위생관리법’ 상의 숙박업 규정적용이 배제되고, ‘식품위생법’ 상의 영업시설설치기준 완화,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규제완화를 받게 된다. 숙박시설 운영, 음식 제공, 체육시설 설치에 대한 규제완화와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농업체험휴양마을을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만은 않다. 대부분의 마을들이 유사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 차별화되지 못하고, 지속적인 방문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수익을 발생하는 마을은 한정되어 있다. 광주에서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농촌을 활성화한 사례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쇠퇴하는 농촌의 문제점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도쿠시마현 카미야마 마을은 임야가 83% 이상의 농촌마을이지만, 예술전람회가 열리고, IT기업들의 사무실이 있다. 시마네현 고쓰마을은 고령화률이 36.6%에 달하고, 지난 20년간 인구가 20%이상 감소하였지만 사회적기업에게는 큰 관심을 받는 마을이다. 큐슈의 하사미 마을은 도자기로 유명했던 마을이지만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도자기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급격히 쇠퇴하였지만 지금은 젊은층과 관광객에서 독특한 공간으로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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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농촌의 문제점을 극복한 창의적인 발상은

 ① 지역기반의 역량있는 비영리법인이 필요하다. ‘그림밸리’라는 비영리법인은 ‘카미야마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라는 국제적인 예술사업을 만든다. 매년 8월말부터 두 달간 국내외 예술가 3명이 마을에서 거주하면서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10월말 전람회를 열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한다.(카미야마 마을 사례)

 ② 빈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빈 점포를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IT기업에게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여 마을에 자리를 잡아 일자리를 창출하게 했다. 이 방법은 IT/소프트웨어 관련 업종은 인터넷망이 갖춰지면 어디에서도 일을 할 수 있고, 환경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연구인력들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결과이다.(고쓰마을 사례) 옛 도자기 공장을 개조하여 갤러리인 ‘몬네 포르테’라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 외관은 살리면서 현대적인 공간을 통해, 각종 전시회, 도자기축제, 음악회 개최 등은 물론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하사미 마을 사례)

 ③ 사회적경제기업을 활용해야 한다. 농촌은 대부분의 일반기업에 매력적인 장소가 아니다. 그래서 사회적경제기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환경과 빈곤 등 행정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를 해결해주는 사업적경제기업의 콘테스트를 열고, 창업을 지원해주면서 지역경제도 살렸다.

 퇴촌 이모네 마을 프로그램

 퇴촌 이모네 마을의 프로그램은 기본형과 특별형으로 계획되었다. 기본형은 기존 농업체험을 기반으로 1박2일 프로그램과 계절별 프로그램을 구성하였고, 특별형은 퇴촌 이모네 마을만의 특별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본 기사에는 기본형 프로그램은 소개하지 않고 특별형 프로그램을 소개함)

 ① 특별형 : 6차산업 진로체험
 초등학교·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농업 분야의 진로교육으로 단순한 농업체험이 아니 6차산업에 대한 진로체험을 진행한다.

대상

과정

내용

초등

토마토 라면을 만들자
워크체인 방식을 통한 잡서칭과 직업 이해
물과 흙의 랩소디
미래 농업의 모습과 변화 방향
에네르기파! 발사!!
에너지와 로컬푸드 이해
우주선을 탈출하라
생존을 위한 기초 과학과 농업 그리고 인권
빨간 약 or 파란 약
미래 식량은 어떤 모양일까

중등

그것만이 내 세상
농촌이 낡았다고?? 농업이 우리를 살린다
앨런 머스크를 만나자
6단계 법칙으로 만나는 관계 역량

 
② 특별형 : 인성체험
 농업체험과 함께 인성체험(도덕성/사회성/감성)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장기적으로 퇴촌농촌인성학교 운영을 목표로 한다.

도덕성 체험
내용

초등

인성 예절 한자교실
기본 생활예절, 바른 언어, 한자성어 서예
밥상머리의 기적
제철음식와 식생활습관
도개걸윷모
민속놀이 체험 (윳놀이, 제기차기, 투호 등)
새싹 채소 기르기
새싹 채소 기르는 법, 관찰일지 쓰기
전통으로의 여행
전통 생활도구와 농기구 알기

중등

농작물 심기
각종 모종 심기 및 관리하기
농작물 품평회
각종 채소 고유의 맛과 향 느끼기

사회성 체험
내용

초등

개구리 소리를 찾아서
올챙이와 개구리, 금개구리서식, 야간 탐사
수정과 엄마 식혜 아빠
전통 음료의 우수성, 홍보전단 만들기
나는 농부다
벼농사 배우기(모내기, 돌보기, 추수, 도정)
숲에서 놀자
숲 체험 – 곤충과 나무
인절미랑 송편이랑
떡 만들기와 나눔 행사

중등

감자 / 고구마 수확
철에 맞춰 감자 및 고구마 등 심고 캐기
벼농사 체험
벼농사 배우기(모내기, 돌보기, 추수, 도정)

감성 체험
내용

초등

봄 나물 캐기
봄나물 구별하고 그리기, 나물무치기
풀꽃 물들이기
천연염색 -나뭇잎과 풀꽃으로 물들이기
배추 신부 무 신랑
김치의 우서성 – 김치 종류와 특성 알기
두부와 메주의 먼여행
콩으로 두부와 된장 만들기
주먹밥 나와라 뚝딱
쌀 생산과 소비, 오색주먹밥 만들기

중등

시골밥상 만들기
친환경 농산물과 시골밥상(월별 전통음식)
풍경사진 찍기
시골 풍경 촬영하기, 감상과 토론

③ 특별형 : 사회적경제기업 연수프로그램
 사업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연수프로그램과 집단코칭, 창의력 워크숍을 운영하고 수도권의 사회적경제의 의미있는 장소로 만들어 나간다.

주제
내용
사회적경제 특별연수
● 협동조합의 이해 – 협동조합의 가치와 역사, 원칙
● 사회적경제 개념 및 원리 – 사회적경제학 개론, 분야와 사례
● 사회적기업 - 비즈니스모델 개발, 스토리마케팅, 사회적기업 회계 전략
● 지역사회와 사회적금융 – 지역조사와 사업계획, 사회적금융의 이해
소통 및 갈등해결을 위한 집단코칭
● 소통과 대화법 - 공동체놀이, 비폭력대화의 원리
● 생활문화 패러다임 전환 – 회복적 정의, 페미니즘의 이해
● 갈등해소를 위한 집단 상담과 코칭
● 빅히스토리 특강과 논리적 글쓰기
창의력 워크숍
● 비주얼씽킹와 액션러닝 – 다르게 생각하고 정리하기
● 카피라이팅과 역할극 – 핵심 파악과 가치 전달
● 다르게 질문하고 계획으로 실천하기 – 일상 패러다임 전환

 또한 광주시 내 농장들과 함께 다양한 농업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광주시 팜파티사업단’과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와 교육기업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퇴촌면 정지2리, 작은 농촌마을에서 시작된 농촌체험/농촌관광 분야의 새로운 변화와 의미있는 성장이 광주의 여러 농촌마을에도 전달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