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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25 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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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rity-Ground전시 개최

 

 

Sincerity-Ground라는 제목으 2024323일부터 428일까지,

영은미술관 제 4전시장에서 전시 개최

 

 

영은미술관은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배삼식‘Sincerity-Ground’ 을 오는 323일부터 428일까지 개최한다.

 

배삼식 작가가 작업에 즐겨 쓰는 사각형은 곧잘 기하학 도형으로서 분석되고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철학적 연구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각형은 인류 문명의 산물을 구성하는 주요 도형 요소이다. 고대 철학자 피타고라스, 플라톤, 유클리드 등은 사각형에 대해 논했고 중세 기독교에서는 물질세계를 상징했으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인간 이성과 질서의 의미로 작용했다. 이처럼 사각형은 인간의 탐구욕을 자극하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도록 했다.

 

배삼식은 경상남도 거창 출신으로 옛 가야 문명의 유적지 근처에서 나고 자랐다. 자연스레 가야 문명의 영향을 받아 토기 양식에 주로 나타나는 사각형의 문양을 작업에 들였다. 이는 곧 자신의 민족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가야인이 추구한 평화와 긍정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사각형은 단란한 가정이나 마을에서 오는 편안함과 따뜻함, 평화를 은유한다.

이렇게 배삼식의 사각형은 ground’가 된다. 터는 자연과 생명, 인류의 문명, 합일 혹은 충돌 그 어느 것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창조의 힘이 담긴 공간이다. 터 위를 이루는 물질과 비물질은 서사를 형성하고 때에 따라 이는 스스로 증폭하고 새로이 구성되며 견고하게 증축된다. 그에게 사각형이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이며 사각형을 둘러싼 주변의 여백은 또 다른 잠재력을 지닌 무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작가는 캔버스를 눕혀 작업한다. 캔버스와 그 위에 그려지는 사각형이 그에게는 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작품은 유물발굴현장에서 볼 법한 집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는 캔버스 위에 재료를 쌓아 올려 일종의 관념적 건축을 시도함과 동시에 유물을 발굴하듯 경건하고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해나간다. 곱게 갈아낸 돌가루와 젤을 세밀히 레이어링하여 깊이감을 더한 사각형은 터 위에 자리 잡은 임의의 서사와 시간의 축적으로 작용한다. 쌓인 층들은 시간의 겹이며 그 아래 캔버스의 표면은 긴 시간이 흐른 뒤 남겨진 유산과 같이 남겨져 있다.

 

과거를 역사로 기록하는 행위는 지나간 날들을 되새기고 후일을 유익하게 설계하고자 하는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의지가 담겨있다. 작가가 10년 만에 작업을 재개하며 보여주는 다짐과 집념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잊혀진 역사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냄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앞으로의 열정을 기약하는 배삼식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고 그 진정성을 느껴보길 바란다.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미처 밝혀지지 않고 숨겨지는 경우가 수없이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어렵고 또한 추측이나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하는 부분이 역사일 것이다.

오래된 역사 유물 중에는 현재까지 뚜렷이 존재하는 것도 있고,

영원히 땅속으로 묻혀버린 것들도 있다. 땅 위로 솟아있던 문명은 사라지고 터에 붙어

희미한 흔적만 남았지만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터 아래로 축적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한다.

칸마다 쌓아 올린 깊이들에 그 의미를 담아본다.”

 

-작가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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