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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0-25 06:29:41
  • 수정 2018-10-25 1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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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안초학부모 안주영씨가 1학년 교실에서 강아지똥을 읽어주고 있다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밑 구석쪽이예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예요


똥 소리가 나자 아이들이 키득거린다. 1학년들이지만 강아지똥을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다.

그래도 반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귀기울인다.


“... ...강아지똥이 그렇게 잔뜩 화가 나서 있는데 소달구지 바퀴 한가운데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바라보고 보고 빙긋 웃습니다...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부르니 넌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그러자 한 아이가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강아지똥이라고 하면 돼지 왜 개똥이라고 해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 맞아 강아지똥이라고 하면 되는데..”


“...비는 사흘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몸이 잘디잘디 부서졌어요... ... 봄이 한창인 어느날, 민들레 싹은 한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 향긋한 꽃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져나갔어요.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어렸어요....자 친구들 책 다 읽었어요.”

선생님 저거(그 책) 우리집에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집에 가서 엄마에게 한 번 더 읽어달라 그래


책을 다 읽자마자 아이들은 책엄마에게 곰다리를 해달라고 졸랐다.

곰다리 4, 새다리 2... 곰다리 4, 새다리 2...”

리듬에 맞춰 손가락으로 다리 개수를 헤어리는 것이 포인트인 놀이였다.

▲ 책읽어주는 어머니들응 교실로 들어가기전 매트리스를 챙긴다

경안초 학부모동아리 책읽어주는 어머니들은 올해로 6년차다.

20여명 내외의 어머니들이 매주 화요일 845분부터 9시까지 책 한권을 들고 1~3학년 교실을 찾는다.노랑조끼는 1학년, 초록조끼는 2학년 분홍조끼는 3학년교실용이다.

반에 들어갈 때는 돗자리를 챙긴다. 아이들이 돗자리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책읽어주는 소리에 귀기울이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밖에서는 어머니 한분이 책읽는 과정을 순번제로 모니터링한다. 활동후에는 학부모상주실에 모여 아이들 반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은 내가 안읽어줘도 아이들이 그림을 엮어서 열기구, 날개 등을 엮어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요

처음책표지가 까마니까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저승사자가 뭐예요? 묻는 아이도 있었고 좀 소란스러웠는데 저승사자 목소리 저음으로 읽어줬더니 집중하더라고요

그림만 나오는 페이지가 있어서 아이들 반응기다려 줬더니 그림에 대해 자기들끼리 막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다시 집중하더라고요

“3학년 만해도 안그런데 1학년은 똥에 대해 천진난만한 반응이 있어요. 동화책이 끝나자마자 곰다리 하자는 거야 그래서 잘 끝났어요

아이들이 기억하더라고요 까치와 소담이 읽어준 엄마다.”


"책읽어주는 어머니들" 동아리는 이미정 학부모회장의 큰아이(현재 탄벌중1)2학년 때 시작했다. 일단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자녀가 속한 반은 배정하지 않았고요, 할로윈 때는 영어동화를 읽어주는 것까지 발전했습니다. 12월에는 연극공연도 올리고요, 광주시청 평생교육프로그램 지원도 받았습니다. 학부모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다문화 어머니들도 함께 할 때도 있습니다.”

▲ 경안초 장재동교장은 학부모상주실을 찾아 학부모들의 활동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재동 교장은 모니터링자리에 함께해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교육공동체를 위한 부모역할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예부터 3희성이라고 하지요. 세가지 즐거운 소리, 아이의 울음소리, 책읽어주는소리, 베틀짜는 소리. 어머니들 시간 많이 뺐기고 힘드실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곱고 예쁘게 자라도록 이렇게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안초등학교 장재동 교장선생님

경안초는 학부모동아리 뿐 아니라 학생자치도 내실 있다. 119일 학생자치회가 준비한 경안슈퍼스타 K’가 열린다.


취재 촬영 남경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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