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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28 12: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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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의 삶의 질관리- 요양서비스 산업

고영택  (선재암요양병원 원장 / 광주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나아진 영양섭취는 인류의 수명을 전례 없이 늘려 놓았다. 이에 따라 사회는 기존의 시스템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변화된 시스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바로 복지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사회에서 케어 해야 할 대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해진 사회 시스템과 나빠진 환경,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오는 만성질환이 현대인의 삶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단지 평균수명이 늘어났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요양서비스 산업 육성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전통적으로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의 여러 선진국들과 일본의 경우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의 편의와 재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시행하면서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의 영위가 불가능한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과 가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가의 국민 요양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족의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이 제도에 따라 수많은 사회복지사를 양성하게 되었고, 의료계에서는 요양병원 등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요양산업의 핵심은 단순히 고령자의 거동불편이나 생활의 불편을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현대인이 늘어난 수명만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요양산업의 요구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고나 재해를 통해 장애를 입은 환자들의 신체재활을 돕는 것도, 사회생활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정서장애 (예, 우울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위한 힐링문화도, 이제는 만성질환으로 인식될 만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진 암과 같은 질환의 치료를 위한 것도 요양산업의 범주에 포함된다.
  현대인의 36%가량이 일생동안 암을 경험할 만큼 암은 흔한 질환이 됐다.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과거 암=불치병으로 인식하던 것과 달리 암은 관리형 질환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급성기 중증 암이 아닌 경우 평생 관리만 잘 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평생 암에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암에 걸렸으나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관리를 잘 한 사람의 여명이 더 길 수도 있다. 어찌됐든 늘어난 평균수명만큼 더 다양해지고 늘어난 질병과 질환에 대해 이를 케어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시대의 요청이 됐다.
  요양산업은 국가의 복지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나라가 크게 늘어나고, 개발도상국들의 소득이 높아질수록 ‘삶의 질’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선진요양문화 및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산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 광주시는 인구 천만의 서울에 인접해 있고, 역시 인구 천만의 경기도 정 중앙에 위치한다. 남한강 상수원 보호구역을 끼고 있고, 앵자봉(667m), 검단산(535m), 해룡산(367m)등으로 둘러싸여 중앙의 태화산(644m)은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천만 서울인구가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청정지역이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그동안 광주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여건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을 위한 식수원 공급지로써, 거대 도시의 외곽에 자리한 그린벨트의 역할을 하느라 제대로 된 산업을 유치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지리적으로 큰 장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광주시가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대도시의 배후도시로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광주시는 기존의 제약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인구 이천만의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자연친화 요양산업이 광주시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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